2023. 12. 31. 13:38ㆍ스킨 스쿠버/다이빙 투어
올해 7월, 말라파스쿠아 투어가 태풍으로 인해 취소되고 두마게티를 다녀왔었다. 말라파스쿠아를 향한 열정은 무너지지 않지. 늘 함께하는 친구들과 세부여행을 계획하면서 이왕 가는 것, 못 갔던 말라파스쿠아까지 다녀오자 해서 12월 19~28일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12월 19~23일까지는 세부에서 다른 친구들도 함께 하면서 막탄 인투블에서 이틀 다이빙을 했다. 마리곤돈 케이브는 여전히 좋았고, 자이언트 트래발리 떼의 스쿨링도 볼 수 있었다. 얼마 전 필리핀에 지진과 태풍이 연타로 쳤다더니 시야가 정말 안 좋긴 했다. 새로 산 헬리오스 백플레이트 bcd 셋팅을 수영장에서 했지만 바다에 가니 또 느낌이 달랐다. (조끼를 달라) 막탄에서는 체크 다이빙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다이빙과 여행을 즐긴 뒤 23일 밤 말라파스쿠아로 향했다. 오로지 환도상어만을 생각하며 달려간 말라파스쿠아는 환도상어 외에도 마크로, 지형지물, 연산호와 경산호 등 즐길거리가 너무 많아 스쿠버 다이빙의 성지라 불릴만하다 느껴졌다. 파라다이브 샵은 7월에 가려다가 취소로 못 갔던 곳으로 다시 예약했는데, 여러 커뮤니티에서 신생샵으로 깔끔하고 사장님들 친절, 음식이 잘 나온다는 후기들을 보고 선택했다. 말라파스쿠아에는 총 4개의 한인샵이 있고 엄청난 수의 서양인 샵이 있다고 한다. 다음엔 로컬샵이나 가장 크다던 네덜란드 사장이 있는 다이빙샵도 한 번 이용해보고 싶어졌다.
목차
- 특별한 말라파스쿠아
- 파라다이브 리조트 다이빙 비용
- 세부시티, 막탄 - 말라파스쿠아 이동방법
- 말라파스쿠아 다이빙 포인트
- 파라다이브 리조트 이용 후기
특별한 말라파스쿠아
말라파스쿠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환도상어다. 코로나 이전엔 모나드숄이라는 포인트의 3-40M권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깊은 수심으로 NDL이 짧아지니 나이트록스를 쓰는게 당연해졌고, 말라파스쿠아를 가려면 나이트록스를 미리 취득하고 가라는 글도 많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환도상어들은 모나드숄에서 키모드숄로 이동했다. 100M 정도의 깊은 수심에서 활동하다 날이 밝으면 1-20M 내로 올라와 클리닝을 받는 많은 환도상어들을 만날 수 있다. 보통 환도상어는 무리 지어 생활하지 않지만 말라파스쿠아에서는 운이 좋으면 한 번에 8마리도 만날 수 있는 축복의 섬.
사실 환도상어만을 생각하고 간 말라파스쿠아였지만 그 외에도 특별한 점이 정말 많았다. 만다린피쉬 짝짓기를 볼 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곳 말라파스쿠아에서는 매일 만날 수 있는 흔한 장면이다. 선셋 다이빙으로 5시 전후로 입수해 포인트에서 자리 잡고 있으면 만다린 피쉬 수컷들끼리의 싸우는 장면, 그 끝내 쟁취한 암컷과 짝짓기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색과 모습의 만다린 피쉬가 서로 몸을 비비며 춤추듯 떠오르는 모습이 정말 황홀했다.
말라파스쿠아에는 다양한 포인트가 있다. 멀리 가면 갈 수록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깨끗하고, 건강하게 살아 있는 생태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연산호, 경산호, 마크로, 대물, 지형지물 뭐 어떤 것도 빠지지 않는 다양한 재미를 누릴 수 있는 말라파스쿠아였다. 아직까지도 가는 길이 멀다 보니 한국 다이빙 샵은 4개밖에 없다. 대신 세부시티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나라의 서양인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말파다. 다이빙 중 만난 다른 팀들은 거의 서양인들이었는데, 배낭 하나 메고 특별한 장소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그들의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이 꽤나 부러웠다.
파라다이브 리조트 다이빙 비용
예약문의 카카오톡 파라다이브 카카오톡
펀다이빙 숙박 패키지 : 1박 + 조,중식 + 다이빙 3회
객실 | 금액 | 추가금 (도미토리 제외) |
도미토리 | 130$ | 싱글차지 30$ 레이트 체크아웃 20$ |
디럭스룸 | 150$ | |
오션뷰(독채) | 170$ |
펀다이빙 : 110$ (다이빙 3회, 조, 중식)
-만다린 선셋 다이빙 : 50$
-스페셜 트립 : 깔랑까만 40$ / 캐피탄칠로 50$
세부시티, 막탄 - 말라파스쿠아 이동방법
- 리조트 밴 예약 : 리조트를 통해 밴을 예약하는 방법. 막탄 공항이나 세부 원하는 곳에서 픽업해 마야항까지 논스톱으로 가고, 방카로 파라다이브 리조트 앞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왕복 1~3인 220$, 4~6인 260$로 인원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따로 알아보고 흥정할 필요 없이 편하게 갈 수 있었고, 시간의 제약이 없어 원하는 시간에 픽드랍이 가능하다. 다만 말라파스쿠아에서 배를 타고 나가는 시간은 오후 5시가 마지막이다.
- 택시, 버스로 이동 : 있는 곳에서 택시를 타거나 SM놀스버스터미널에서 마야항까지 가서 티켓을 직접 구매해 방카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 버스를 타면 확실히 저렴하지만 시간을 맞춰야 하고, 차를 타고 마야항까지는 4-5시간이 걸리는데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이 들수록 체력이 점점 딸리는데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
혼자 가거나 소수라면 밴이나 택시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투블이나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동행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말라파스쿠아 다이빙 포인트
아래의 사진처럼 말라파스쿠아는 전체를 다 도는 게 2시간 밖에 안될 정도로 정말 작은 섬이지만 다양한 포인트가 있다. 4일간 다이빙을 하면서 다녀온 포인트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보겠다.
- 말라파스쿠아 본섬 : 라푸스 라푸스, 딥 락 등 가까운 포인트에서는 엄청 건강한 연산호 군락을 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알록달록한 색깔이 아닌 주황~갈색의 모습들이었는데 꼭 가을날 지리산을 올랐을 때 바라본 풍경과 비슷하다 느껴졌다. 조류가 살짝 있고 너울이 있었는데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산호들이 갈대밭 같이 보이기도 해 정말 아름다웠다. 본섬 다이빙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다. 마크로 다이빙도 할 수 있었는데 해마, 누디, 크랩, 쉬림프가 많았다. 간혹 보이는 회초리 산호에서 코코넛 쉬림프를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만다린 선셋 다이빙을 하는 포인트는 말라파스쿠아의 엑소틱 하우스리프 포인트다. 만다린피쉬를 기다릴때는 랜턴 사용이 금지 되어 있고, 가이드가 랜턴을 살짝 가려 무드등을 비춰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 시간이 끝나면 완전히 깜깜해져 나이트 다이빙이 시작된다. 얕은 수심에 있었기 30분 정도는 만다린 피쉬를 기다리는 데에, 이후 30분 동안은 말라파스쿠아의 야간에 볼 수 있는 생물들을 볼 수 있다. 나이트 다이빙 때는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활발하게 움직이는 소라게들, 말미잘을 붙이고 다니는 소라게, 프로그 피시, 작은 새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안전정지 때는 랜턴을 끄고 발광하는 플랑크톤 보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 키모드숄 : 말해 뭐해의 환도상어 포인트. 브리핑 때 환도상어 말고도 산호와 다양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얕은 수심이라 빛 내림이 있을 때 바라본 바닥의 모습이 예뻤던 포인트. 키모드숄에서는 다이빙 매너가 굉장히 중요하게 지켜지는데 랜턴, 촉수금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거나 헤집는 행위들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간혹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또한 대형을 지켜야 하는데, 혼자 막 치고 나가거나 환도상어 가까이 다가가는 것 또한 금지다. 말을 잘 듣는 우리 팀은 환도상어가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멈춰 가만히 지켜봤는데 너무 잘 지켰는지 나중엔 가이드가 조금 더 가까이 와도 된다고 알려줬다. 환도상어가 주위를 맴돌 땐 등 돌렸을 때 조금씩 앞으로 가는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 꽤나 큰 환도상어들은 내 예상대로 너무 귀여웠고 뚱뚱한 꽁치 같은 느낌... 운이 좋아서 4마리를 동시에 보거나 엄청 가까이 다가와주거나 오랜 시간 머물러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같이 간 강사님은 거의 꼬리에 싸대기 맞은 수준..
- 깔랑까만 : 파라다이브 리조트에서 2시간이 걸리는 깔랑까만섬. 레이테에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곳으로 말라파스쿠아에서 출발하는 방카들만 이곳에서 다이빙을 한다고 한다. 가는 길에 키모드숄이 있어 1회 다이빙을 하고 깔랑까만으로 이동해 2회 다이빙 후 섬에 내려 방갈로에서 BBQ를 즐기는 스페셜 트립이다. 딱 입수하자마자 느낀 것은 보홀의 발리카삭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이랬을 것 같다였다. 월 다이빙으로 진행되는데 해송이 정말 너무 예뻤고, 산호가 싱싱하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 처음이었다. 경산호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그 사이사이에 살고 있는 안티아스, 담쉘피쉬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섬에서 쉬면서 엄청 맑은 바다에서 스노쿨링 하며 수면휴식을 즐기는데 너~무 행복했던 기억.
- 가토섬 : 이번 말라파스쿠아 다이빙 트립에서 가장 최고라고 느껴지는 포인트였다. 환도상어가 제일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토섬은 1시간 거리의 작은 섬으로 동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멀리서 가토섬이 보일 때는 꼭 제주도의 작은 섬 같다고도 느껴졌다. 말라파스쿠아의 모든 포인트들은 약간의 난이도가 있었는데, 특별히 가토섬은 바닥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산호와 대왕조개, 2명이 지나가기에 적당한 동굴들로 더욱 중성부력에 신경을 써야 했다. 그냥 다니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만, 내 한 몸 잘 가누지 못해 모래바람을 일으키거나 민폐를 끼치기 싫었다. 커다란 바위가 텅~텅! 이렇게 놓여 있고, 그곳이 멋진 산호들로 가득했는데 처음 보는 산호들이 많았다. 엄청 커다란 화이트팁 샤크가 잠을 자고 있는 곳 옆으로 해마, 누디브런치 볼거리가 너무 많았다. 동굴을 통과하면서 보는 에어포켓과 천장에 가득한 주황색의 꽃 같은 산호들도 잊히지가 않는다. 안전정지를 하면서 보는 섬 자체도 정말 예뻐서 너무 좋았던 포인트. 가토섬은 꼭 한 번 더 가고 싶다.
파라다이브 리조트 이용 후기
파라다이브 리조트는 여러 후기들을 보면서 신생샵이라 깔끔하고, 사장님의 친절함, 음식이 맛있다는 일관적인 말들에 선택하게 되었다. 이전에 한번 취소되어 아쉬운 마음이 컸고, 다시 파라다이브 리조트를 예약해 다녀왔는데 후기들처럼 사장님들이 친절하셨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스텝들이 참 친절했다. 조, 중식 모두 한식으로 다양하게 제공되니 한인샵을 끊을 수 없는 것인데 그만큼 비싼 것은 감수할 수 있었다. 리조트 부지가 꽤 넓어 수영장, 해변을 모두 조용하게 누릴 수 있고, 식당에서 양식, 필리핀식, 한식류를 주문할 수 있고 디저트와 음료까지 메뉴에 있어서 읍내(?)에 나가도 뭐가 없는 말라파스쿠아이니만큼 마음 편하게 다이빙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특히 피자, 닭볶음탕과 코르돈블루, 크레페 추천메뉴다. 다만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룸 컨디션 또한 좋았다. 풀방으로 오션뷰에서 자야 했는데 확실히 프라이빗했다. 바다가 보이는 것도 참 예뻤는데 다이빙만 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즐기기 어려웠고, 식당이나 다이빙 준비 장소로 가는 데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어 디럭스룸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말라파스쿠아는 자급자족이 안 되는 섬이다 보니 모든 것이 비싼 곳이다. 냉장고가 있어 말파 입도할 때 생수나 음료, 과일 등도 사 오면 좋을 것 같다. 섬에 물이 부족하면 바닷물을 끌어와 정수해서 나오는데 이번 일정 내내 짠물로 샤워했어야 했다. 생수를 넉넉히 사와 얼굴이나 이 닦을 때 사용하는 것.. 꼭 필요한 일이다. 이불이 홑이불이라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에어컨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그럼 쾌적하지 못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불상사가 있을 수도 있다.
다 무난하고 괜찮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세부로 돌아가는 날 야외 샤워실이었다. 3번의 다이빙 후 오후 늦게 배를 타고 나가는 일정이었는데 야외 샤워실은 정말 열악했다. 사용하는 사람이 적어서였을까? 갈아입을 옷을 놓을 자리도, 샤워 도구를 놓을만한 공간도 없었고, 따듯한 물 역시 기대할 수 없었다. 바닥엔 모래가 한가득에 물이 빠지지 않아 찝찝하게 샤워를 해야 했다. 이전의 다른 샵에서의 경험으로 안일했던 것 같다. 미리 열악함을 다짐하거나 레이트 체크 아웃 하는 것을 추천.
다이빙 샵들은 보통 사장님의 성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파라다이브는 젊은 감성과 깔끔한 스타일의 두 분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셔서 방문한 다이버들 중 누구 하나 고주망태가 되거나 무례한 사람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있던 주라 저녁 늦게 시끄럽거나 소란스러운 것을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정말 잘 쉬고 즐겁게 지내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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